합격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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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합격에 가장 큰 공을 세운건 바로 절박함 |
수강강좌(교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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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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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4.07.15 |
조회수 |
5,973 |
28살때입니다. 2년간 다니던 회사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지만 철없던 시절,
백수생활 만끽하면서 느긋하게 취업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어머니께서 난치병, 그러니까 혈액암 진단을 받으셨고(진단당시 3개월 시한부인생받으셨어요...)
책임감도 없었고 오늘 즐거우면 됐던 제 삶에 묵직한 짐이 얹어졌습니다. 그리고 여자나이 28살. 대학전공도 살리지 못했고 직업훈련학원에서 훈련받고 취업한 경력 2년으로는 취업의 벽은 높기만 했습니다. 어차피 취업도 못했고 어머니는 편찮으시고...24시간 어머니 옆에서 병간호를 하기로 했습니다. 병원에서 잘 씻지도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24시간 옆을 지켰지만 단 10일도 지나지 않아서 엄마도 저도 지쳐버렸습니다.
게다가 28살 백수딸내미는 24시간을 엄마옆에서 병간호를 해도 절대 효녀가 될수 없다는 사실. 일주일에 한번만 와도 어디에서 공무원이든 선생님이든 해야 효녀라는 잔인한 사실을 단 열흘만에 깨닫고 엄마와의 갈등은 메꿀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전쯤 공무원인 친척이 한번 던져본 "공무원해볼래?" 라는 말을 한달정도 고민하다가 실행에 옮깁니다. 물론 집에는 비밀입니다.
집안사정이야 자세히 말할수 없지만 제가 공부한다는 사실을 알렸다가는 매일매일 공부는 잘 되느냐...합격할것 같냐...라는 압박에 시달려야 했기에....그리고 그렇고 그런 사정으로 전 집과의 인연도 끊어버렸습니다.
2년간 일하면서 주머니에 남은 돈은 단300여만원...그 돈으로 한번에 합격해야 했습니다. 1년은 정말 미친 듯이 공부했습니다. 아침7시부터 밤 10시까지...오전오후 한번씩밖에 화장실에 가지 않았고 돈이 부족했기 때문에 밥도 그냥 식빵으로 때울때가 많았습니다. 커피는 리필용 블랙커피하나사서 타먹었어요. 합격할때까지 츄리닝말고는 옷이 없었습니다.
29살부터 공부하니 딱 1년 공부했는데도 30살이 되더군요. 이젠 취업이라는거, 그러니까 버젓한 취업이라는거는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번에 떨어지면 난 정말 리어카끌고 다니면서 폐지나 주우면서 생을 마감하겠구나...그런 무서운 생각이 들더라구요....그거 소름끼치게 무섭습니다.....(폐지줍는 분들을 비하하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그분들의 힘든 삶을 전 견디지 못할거같아요..)
1년간 공부하고 문풀시즌이 되니 문풀종합반을 들을 돈이 없었습니다. 지인한테 100만원을 빌려서 겨우 등록했습니다. 뭐...떨어졌습니다. 영어라고는 abc밖에 몰랐던 연필놓은지 10년도 넘은 제가 한번에 붙기는 어려웠겠죠.
1점, 2점 차이로 떨어지니 그 좌절감이 정말 컸습니다. 며칠을 방바닥 기어다니면서 울었습니다. 공부를 더이상 할 경제적인 여력이 없었습니다. 1년간 수도승처럼 공부했더니 몸도 마음도 다 지쳤습니다. 공부를 그만둬야지...생각하고 공장에 취직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다 다시한번 해보라고 하더군요. 1점차이 2점차이 아깝다면서....
그거 장수생 지름길이다라고 생각해서 안하려고 했는데 아깝더라구요...그리고 이젠 공부도 안하니 집으로 들어가야 했고....집으로 들어가면 제 인생...변변한 직업하나 없이 30살 넘은 변변치 못한 여자로 엄마옆에서 병간호하면서 매일 24시간을 붙어서 싸우면서 비참하게 살게 될거같더라구요...그리고 엄마가 혹여나 잘못되면 그 다음엔 아빠를 모시며 집안에는 변변치않은 초라한 늙은 노처녀와 할아버지가 살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소름끼쳤습니다. 정말 큰 결심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공부했다고 부모님께 밝히고 30살이나 먹어서 돈받는거 죄송하지만 한달에 40만원씩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공부시작했습니다. 중고PMP사서 동강으로 수업들었고 학원수업은 실강으로 듣지 않았기 때문에 독서실에 13만원씩 주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빚이 500이 넘어가더라구요. 밥만 먹고 교통비만 해도....책은 큰맘먹고 사고 옷은 1년간 사지를 않았네요...거지몰골...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도, 스물스물 떠오르는 의료민영화도 저한텐 다 위협이였습니다.
의료민영화 됐을때 제가 변변한 직업하나 없으면 엄마 치료도 못받을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빡세게 공부했네요...하루에 한마디도 못해서 집에 오면 입에서 단내가 난적도 많습니다..그렇게...운좋게 합격했습니다.
합격하니까요 너무 좋아요. 지방직 서울시 둘다 합격했는데(지금은 서울시현직입니다. 지방직은 의원면직...) 지방직합격했을때 임용식을 해줬어요. 부모님모시고...그때 저희 엄마 우시더라구요...살아있으니까 이런 것도 본다고...저 눈물참느라고 엄청 혼났습니다...
대학졸업하고 6년을 찌질하게 살았는데(직장다닐때도 월급을 제대로 못받아서...) 이렇게 보란 듯 공무원 되니 얼마나 자랑스러우셨을까요...병원 침대에서 옆침대 아줌마는 딸이 공무원이고 창가침대 아줌마는 딸이 선생이고 맞은편 침대 아줌마는 사위가 변호사고...그때 저는 씻지도 못한 더러운 몰골로 병원보조침대에 쳐박혀 있었는데 저희 엄마가 이제는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되겠죠...(지금은 골수이식수술이 성공적으로 되서 예후관찰중입니다)
이번 어버이날에는 몇년간 한번도 해드리지 못했던 어버이선물도 해드렸습니다. 아웃도어 50만원어치...비록 이번달 카드는 빵꾸가 났지만 괜찮습니다. 딸노릇 효녀노릇 할수있었으니까요...아버지 환갑때는 공시생 신분이라 암것도 못해드렸지만 엄마환갑때는 여행이라도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언제 또 편찮으실지 모르니 최대한 빨리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그전에 이번 엄마생신때는 안마의자도 놔드리려구요. 전 저나름대로 너무 좋습니다. 회원가입같은거 할때 공무원이라고 쓸 수 있어서 좋구요. 그동안 찌질하게 얻어먹기만 했던 친구들한테 크게 한턱 쏴서 좋습니다.이번 여름휴가때 제주도로 맘편히 놀러갈수있어서 좋구요.철마다 예쁜 옷 사서 입고 다닐수 있어서 좋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릴때 폐지줍는 어르신들을 볼때 난 이제 저렇게 되지는 않겠구나...할때 정말 좋습니다.(폐지줍는 분들을 비하하려는 맘은 없습니다. 단지 그분들의 힘든 삶을 전 견디지 못할거 같아서 하는 말이에요...)
이제 해외아동결연맺고 기부할 생각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한테는 절박했던것이 약이 된거 같습니다. 떨어지면 죽는다는 절박함....공부방법은 안썼어요. 궁금해 하시면 대답은 해드리겠지만 제 공부방법이 옳은 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각자에 제일 잘 맞는 공부방법으로 하시는게 제일 좋을거같아요...절박해지세요. 제 합격에 가장 큰 공을 세운건 절박함이였습니다.제가 슬럼프 빠졌을때 도움받았던 법륜스님 즉문즉설 링크하나 올릴게요...
http://v.daum.net/edition/viewer/226
다들 필합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