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멋을 내고 돌아다니는 대학생들 틈바구니에 트레이닝복에 삼선슬리퍼를 끌고 다니며 대학교 도서관에서 설움을 삼킨지 3년만에 합격을 이루었습니다. 최종합격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도서관 사물함을 비울 때 눈물이 났어요... 고진감래...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공무원 공부한다고 하면 비웃던 친구들이 이제는 부러운 기색이 역력합니다.
지금 각 대학교 도서관, 노량진 등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저의 3년간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강철체력>
합격을 위한 한 시간 운동은 필수입니다. 공무원 시험은 벼락치기로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은 합격을 위한 필수입니다. 웨이트트레이닝처럼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은 금방 지치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고요. 도서관 근처에 공원이 있다면 한 시간에서 많게는 한 시간 삼십 분 정도 걸으세요. 저는 대학교 근처에 큰 공원이 있어서 매일매일 한 시간 넘게 걸었습니다.
같이 준비하던 수험생이 이 시간이 너무 아깝다며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요. 과연 제가 운동하는 시간 동안 공부를 열심히 했었을까요? 오히려 운동을 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득입니다.
운동하는 시간이 공부에 방해가 될 정도가 아니라면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하시길 바라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죽마고우>
2~3년간 시험을 준비하다보면 친구관계가 멀어지고 연락도 뜸하게 됩니다. 근데 어쩔 수 없어요... 연락을 하지 않고 사는 수밖에... 친구랑 만나면 그 달콤한 휴식에 중독이 되어 다른 친구를 만나고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나야 하니까요. 정말 친한 친구들만 가끔씩 만나서 시간을 즐기세요. 역시 오래 사귄 친구들이 제 속마음까지 이해해주더라고요.
<백해무익>
스마트폰... 정말 도움 되는 것이 하나 없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하게 합격하시려면 공무원의 꿈을 포기하는 게 어떨까요... 조금 격한 표현이지만 정말 스마트폰은 백해무익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께서 쓰시던 슬라이드폰을 갖고 다녔습니다. 정말 답답하고 심심하게 느껴지지만 일주일만 견뎌 보세요. 이보다 좋을 수 없습니다. 베터리도 엄청 오래가요ㅎㅎㅎ 한 번 충전하면 2~3일은 가더라고요ㅋㅋㅋㅋㅋ 스마트폰... 당신을 좀먹는 벌레와 같습니다.
<합격비법>
딱히 제게 합격비법은 없고 제가 수강했던 강의 위주로 써볼까 합니다.
● 국어
국어는 알이찬국어와 공무원시험에빨리합격하게해준다는학원 국어를 들었습니다. 국어는 제 경험상 기본강의도 중요하지만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문제풀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비중을 둔다면 기본강의 3, 기출문제 7 정도? 기출문제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문법, 독해, 어휘
-문법을 외우려고만 하시지 말고 문제를 많이 풀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세요. 다량의 문제를 푸는 것이 문법의 고득점의 지름길입니다~
-독해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열심히 하시고요..(죄송합니다;;). 합격수기 몇 개 읽어보니까 EBS독해 문제집을 말씀하시는데 저도 이거 봤었어요. 서점에가면 EBS수능 국어독해 문제집이 있어요. 요즘에는 A형 B형으로 나뉘었다는데 알아보니까 난도가 다른 문제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냥 두 권 다 사셔서 푸시면 될 거예요. 도움 많이 될 거예요!
-어휘는... 그냥 열심히 ㅠㅠㅠㅠㅠㅠㅠ
● 영어
영어는 갓성일ㅋ 오오오~~와 강한수정영어 들었어요.
□ 문법, 독해, 어휘
-문법은...오오오~~~외치면서 계속 틀렸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견디면서 계속 공부했더니 시험장 가서 좋은 점수 얻었어요 (제 기준...;;;)
-독해는 강한수정영어 독해문제집을 보면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국어와 비슷하게 영어도 독해는 EBS도 괜찮아요. 오히려 더 고급문장이 많이 실린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차이를 느끼지 못했지만;;;; 서점으로 ㄱㄱ
-어휘는... 또 그냥 열심히 외우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 국어 영어는 짧게 쓸게요;; 저도 잘 몰라서;;;)
● 국사
국사는 한길로만 가는 선생님과 독하게 공부하는 국사 강의 들었어요. 국사는 암기가 많아서 정말 힘든 과목 중에 하나죠. 기본강의 양도 후덜덜하고... 직접 노량진서점에 가서 가장 얇은 교재를 찾는데 2.0배속으로 국사만 한길로 팠다는 선생님 교재가 가장 얇더라고요~ 그래서 구입 이후 인터넷강의를 들었고요. 강좌수가 많지 않아서 부담이 덜 됐습니다. 수업 중간중간에 쓴소리 하는 것도 도움 많이 되었고요. 저는 기출문제집을 종류별로 거의 다 풀었던 거 같아요. 거짓말이라고 하시는 분도 간혹 계신데.. 뭐 믿거나 말거나~~ 저는 진짜니까요 ㅎㅎ 기출문제집을 여러 권 풀다보면 겹치는 문제가 많아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복습이 되는 겁니다. 문제집 사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고요~ 팍팍 사세요. 그리고 모의고사 문제집도 최대한 많이 푸는 게 좋아요. 기출문제집은 보통 단원별이라 비슷한 내용을 반복하다보니 덤으로 맞히는 문제가 많지만 모의고사 문제집은 전 범위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모르는 부분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고 감을 유지할 수 있거든요. 기출문제집과 모의고사 문제집을 최대한 많이 풀어보세요. 참고로 저는 독하게 공부하시는 선생님 모의고사 강의를 들었었는데요. 정말 문제의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복습도 되고 아주 좋더라고요.
● 행정학
참... 진짜 두려운 과목이죠.. 9급 분들이야 다른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고들 하지만 저는 피할 수 없는 행정학.. 두둥..! 어려워요 진짜 어렵고 ㅠㅠㅠㅠㅠ 제가 공부했던 거 생각만 하면 진짜;;;;;;;;;;; 어휴;;;;;;;;;;;;;;;;;;;;;
하지만!! 9급 분들도 7급을 생각하시거나 면접을 준비하시려면 행정학 선택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어요~ 참고하시길~
저는 선~한행정학을 들었어요. 용~하게 가르치는 선생님도 기본강의만 조금 들어봤는데요. 기본강의 이후 기출문제강의를 어느 것을 들을까 생각해보니 저는 선~한행정학 기출문제집이 문제가 더 많아서 괜찮더라고요. 선~한행정학은 ABCD급으로 나눠서 중요도를 알려주기 때문에 행정학에 투자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어요. 행정학을 공부할 때는 거의 대부분 기출문제집을 보는데 시간을 보냈지만 A, B급은 자주 보려고 노력했었어요. 기출문제로 행정학에 대한 큰 뼈대를 만들고 A, B급을 돌리면서 살을 붙였습니다. 시험에 가까워지면 중요한 표 같은 것은 요약정리강의를 통해 암기하려고 노력했었고요. 사실 이번 7급 시험이 다소 어렵게 느껴져서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잘 나와서 놀랐답니다. 어떤 문제는 선~한선생님이 여담으로 이거 꼭 나온다고 안 나올 수가 없는 아주아주너무너무매우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반어적으로 던진 건데 똭!! 나와서 진짜 놀랐죠 ㅋㅋ 뭐.. 그걸 기억한 제가 재수가 있었나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아나요? 이런 문제가 또 나올지 ㅋㅋ 선~한행정학 원츄 ㅋㅋㅋ
● 행정법 & 헌법
- 행정법 신나게 월월! 행정법 들었었는데요. 처음 들을 때는 조금 힘들었는데 기본강의 듣고 바로 기출문제를 접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다보니 재밌더라고요. 다썼니?행정법도 들어봤는데 두 강의의 차이는 전자는 이론위주 후자는 판례위주 강의라는 정도예요. 저는 신나게 월월! 할 수 있는 강의가 더 좋았던 거 같아요. 행정법은 판례는 암기가 되지만 이론은 암기가 안 되거든요~ 신나게 월월! 행정법은 암기보다는 이론위주이기 때문에 제가 필요한 부분을 만족시켜주더라고요.
- 헌법 헌법은 구찌, 샤넬처럼 명품 같다는 헌법 들었어요. 음...헌법은 기본강의를 듣고 나면 진짜 멍~해지는 과목 같아요. 뭔가 배웠는데 배우지 않은 듯한 이상한 기분?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근데 헌법이란 게 가장 상위의 법이고 그 법은 구체적이기보다 추상적인 개념을 많이 사용하니까 이상한 기분이 드는 건 당연한 거고요~ 행정법처럼 헌법 또한 이해위주로 학습을 하시다가 마지막에 기출문제로 판례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아요~
- 공통
헌법이든 행정법이든 판례는 문제를 많이 보다보면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본강의를 들으면서 충분히 이해를 하고 기출문제나 모의문제를 풀면서 보충하면 될 거 같아요. 사실 어떤 강의를 듣던 간에 이렇게만 공부하시면 고득점은 문제없지요 ㅎㅎ
● 경제
최근에 경제학 공부하신 선생님 강의 들었고요~ 지금은 강의 안 하신다고 ㅠㅠ 경제학은 무조건 문제를 많이 풀었어요. 경제학연습, 기출문제경제학, CPA, 감정평가사 등 제가 풀 수 있는 문제이거나 난도가 있더라도 해설을 보며 풀었어요. 그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어요. 경제학은 다른 과목과 다르게 기본이론을 충실하게 한다고 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과목이 아니에요. 때문에 문제풀이 강의를 들으시거나 저처럼 문제집을 가리지 않고 많이 푸는 것이 경제학 문제 출제 유형이라든지 중요한 공식의 활용 등을 파악할 수 있어요. 경제학은 문제푸는 게 중요합니다 !!
★ 모든 과목 통틀어 공통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출문제 철저하게 분석하고 문제의 양을 늘려서 최대한 많은 문제를 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문제를 많이 푸는 것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이론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이해가 안 된다면 쿨하게 넘기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나하나 따지려고 하면 숲을 보지 못해요~ 기출문제집은 과목마다 두세 권은 반드시 구매하시고요~
<금의환향>
수험기간 동안 동창회에 한번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취직해서 당당한 그들의 모습... 반면 저는 스트레스에 시달려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오고, 옷장엔 색깔별 무릎 나온 트레이닝바지, 신발인지 내 발인지 헷갈릴 정도로 편한 삼선슬리퍼를 신은 제 모습이 너무나 비교가 되었죠.
하지만 최종합격자 발표날... 정확히 오후 6시 정각을 조금 지났을 무렵...
“XXXXXXXX님 국가직7급 공채 최종합격을 축하합니다. 채용후보자 등록요망 – 안전행정부 –”
이라는 문자를 받는 순간 그 동안의 아픔이 싹 가셨습니다.
마침 동창회가 있어 오랜만에 참석했다죠ㅎㅎㅎㅎㅎ 뽕을 100개는 넣은 듯한 어깨 똭!!!!!!!!! 펴고 온화한 미소를 머금으며 참석했습니다. 다들 축하해주더라고요. 정말 편한 마음으로 마음껏 술자리를 즐겼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자식자랑에 정신 없으시고 ㅎㅎㅎㅎ 어디 놀러가시는 자리에도 막 데려가려고 하시고 ㅎㅎㅎㅎㅎ 아이고 어머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제는 수험생에서 최종합격생으로 나아가 최종합격생에서 대한민국 7급 공무원으로 인생을 설계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