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직 합격수기예요. 원래 9꿈사는 합격과 동시에 노량진 고리를 끊자해서 탈퇴했었는데... 동생 자료 찾아주러 다시 왔어요.. ㅋ 컴백한 김에 짧게 글 남겨여..~
공부에 도움이 되는 좋은 합격기들은 많이 있으니 저는 발령 후에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분위기인지를 주로 말씀드릴게요. 그래도 제 성적과 공부법이 궁금하실 테니 가볍게만 다루고 시작하겠습니다. ^.^
“못하는 거 없게 만들고 한, 두 과목은 더 잘하자!!”가 제 공부 모토입니다 ㅋㅋ
1. 성적 및 공부법
국어 ~ 90점
국어는 선국어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강의는 수능 때 유명해서 익히 들어왔었는데 역시 명불허전이더군요. 감탄에 감탄!! 바로 코앞에서 들은 탓에 가끔 지목되기도 했어요. 그땐 얼굴 빨게 져서 부끄러웠는데 돌이켜보니 그것마저 그립네요.. ^.^; 선생님이 맛집 소개해주심 친구들이랑 같이 가곤 했는데 ㅋ (근데 식당에서 만나면 밥 쏘신다는 거 진짠가요??ㅋ)
수능에서 오셔서 그런지 요즘 시험 경향을 잘 맞춘게 좋은 거 같아요. 또 너무 장황한 강의보다 잡을 것만 잡게 해주는 스타일이라 저한테 더 잘 맞았던거 같습니다. 선생님 강좌는 문풀을 추천합니다~
영어 ~ 95점
제가 워낙 강좌도 많이 듣고 영어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영어는 토익이나 학교 특강부터 안 들어본 선생님이 없을 정도로 돌아댕겼습니다ㅋ) 근데 공무원 영어는 다르더라구요.... 부끄럽네요.. ㅜ.ㅜ; 결국 손재석선생님한테 안착했고 절 합격시켜 주셨어요 ㅋ 손쌤은 강의가 이해하기 쉽고 압축이 잘 되는 특징이 있어요. (강의 스타일은 유두선쌤하고 비슷하심다...) 쌤은 연회원을 비롯한 전반적인 프로그램이 잘 돼있어서 영어 점수 단기에 올리기 좋은 거 같아요~
전 영어 점수가 50~60점에서 움직이질 않았어요. 그리고 지식이 너무 정리가 안 되서 답지를 보면 알겠는데 문제에선 뭐가 포인튼지 안 보이는 현상 있죠?! ㅜ.ㅜ; 그러다보니 막상 시험장에선 늘 영어 땜에 불안불안했어요..ㅠ 그 벽을 깨게 도와준게 1000제와 30점 모강이었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에 강좌가 있어서 다니는게 힘들었지만 도움 많이 받았어요..~
행정학 ~ 85
행정학은 정리가 안 되면 영어만큼 길게 늘어지는 과목이네요. 교재는 선행정학이 깔끔하고 좋은거 같아요. 단지 전 좀 사람들이 많은 강좌는 피하고 싶은지라 강의는 동강으로 대신했어요. 선생님 말투가 유하셔서 가끔 졸리기도 하지만 적응하면 나름 괜찮은거 같아요..ㅎ 만약에 선행정학이 잘 안 맞는 분들은 볼륨을 크게 하고 들어보세요 ㅋ 그럼 박력있게 들려요 ㅋㅋ
행정법 ~ 90
행정법은 제가 들어본 노량진 선생님들 대부분 다 잘 가르치세요. 전 그 분들 중에서도 김용철선생님 꺼에서 젤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용수철샘이라고도 하는데 키가 워낙 크셔서 한참 올려다봅니다ㅋ 강의도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치세요. 다른 분한테 실패하신 분들 꼭 한 번 들어보세요 ~
한국사 ~ 95
한국사는 제가 칠 때 즈음에는 국가직부터 어렵게 나와서 애를 먹었는데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시험에서 넘 어렵게 내면 지엽적인 부분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지라 공부량이 많이 늘지요?!! 그럼 수험기간도 늘어나게 돼서 전 반댑니다!!ㅋ 한국사는 별도의 강좌를 듣지 않고 문제집만 풀었네요.
2. 합격하고 나니
합격하서 며칠은 구름을 나는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그 뒤엔 역쉬나 일상이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 합격하고 여행은 누구나의 로망이겠지만 저도 너무너무 하고 싶었어요... 특히 유럽 배낭여행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결국은 임용 후 일본만 잠깐 갔다왔네요 ㅋ 여러 가지 제약이 생기더라구요.. 그래도 여행은 꼭 하라고 말씀드려요. 저도 어리바리하게 시간 보내고 있다가 발령받으니 꼼짝마라입니다.. 일단 발령 받으면 시간 거의 안 나고 유럽 배낭여행은 이루지 못할 꿈이 되지요...ㅠ
3. 수습발령
지방직은 보통 성적순으로, 개개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출근 가능 여부를 묻는 것 같더라구요. 준비하고 있으라고 전화를 미리 주지만 실제 부르는 날짜와 한 달 이상 차이가 났었어요. (전화주고 바로 부른 친구도 있으니 이건 아마 경우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수습기간이 긴 경우도 있답니다. 지방은 시장의 재량이 커서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이 겹치게 되는 경우에는 수습기간이 길어지게 된데요. 힘들더라도 처음에 일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과로 배정받아서 업무를 많이 익히는 게 수습시절이 오히려 덜 지루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일반행정으로 붙었는데 처음 수습발령지는 사회복지과였습니다. 국가직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지방직은 시민들과 직접 대면하는 일이 잦아요. 장애인 업무를 보면서, 실제로 장애인들과 싸우기도 하고,,ㅠ 욕도 먹고,,ㅠ 하루 종일 전화 받는 일에도 시달렸습니다ㅠ.ㅠ
머릿속 이상적인 복지와 실제 업무 속의 복지는 달랐습니다. 우리가 이상을 품고 그 이상을 현실에 적용시켜 부조리한 것들을 바꾸기는 보건복지부 장관도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ㅠ 또 사회복지 업무는 인간 자체에 봉사한다는 마음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매일매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거 같아요.
물론, 저도 가끔씩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그 지역에 등록된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인자립자금대여를 하는 사업을 맡았었어요. 자금대여가 가능하려면 기초생활수준의 200%이내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제게 신청을 한 장애인은 재산보유 정도에서 부적합했었어요. 장애인자립자금신청자들은 몸이 불편하고 일정한 수입이 없는 분들이기 때문에 자신의 신청이 수용되었는지에 대해 자주 전화해서 묻는 편이고, 이분도 전화로 자신의 사정을 말씀하셨고, 저도 다른 방법이 없는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분(할아버지)은 가계부채가 많아 현 재산에서 부채를 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다른 과에 찾아가 직접 물어 알게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그 후 2번 정도 전화를 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셨고, 저는 그때 좀 더 해드릴 게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 속에서 뭔가 해냈다는 뿌듯한 맘도 약간 들었구요... 매일 반복적인 업무에서 조금 새로운 면을 스스로 찾을 때 저는 제가 살아있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
4. 현재 업무
현재는 미래도시개발사업단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서무를 맡고 있는데, 잡업무를 보고 있다고 하면 딱 맞는 표현 같습니다 ㅋ 각각 업무분장 후에 남은 업무, 예를 들면 다른 과로 보고해야 하는 잡업무 등은 서무의 몫이 됩니다. 사무실 업무라고 할 수 있죠... 서무는 과장님과 계장님들 초과근무를 대신 올려야 하고, 탕비실 정리를 맡아 해야 합니다. 저는 막내이기 때문에 손님들이 오실 경우에 차도 타다 드리고 있어요~ (하지만 안 그러는 부서가 더 많답니다.. ^^) 전 계장님하고 같은 일자에 발령이 나서 왔기 때문에 제게 업무를 떼어 주시는 편이세요. 그래서 피곤하기도 하지만, 제가 조금이라도 다른 일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5. 여가 시간
업무는 보통 6시에 끝나지만 제가 근무하는 곳은 칼퇴하시는 분은 없어요. 그래서 거의 7시가 다 돼서 퇴근하는 편이랍니다. 저녁회식은 자주 하지 않아요. 주로 점심에 국 전체가 같이 먹는답니다. 저녁 회식은 남자 분들이 많아서 글라스로 먹고 9시전에 일찍 귀가하는 비교적 건전한 회식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것 같아요.ㅎㅎ 윗분들이 빨리 가시면 편하고, 주위 사람 다 쓰러뜨리고도 끄떡없는 분이 계시면 남자 분들은 많이 힘드신 것 같아요..
평일과 주말에 영어 공부 좀 하려고 노력하는데 잠이 쏟아져서 막상 쉽지가 않아요. 굿모닝팝스를 조금씩 듣고 있어요 ^^ (나중에 유럽 배낭여행 갈라구요 하하하) 저는 친구들이랑 카페에서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커피 마시면서 공부도 하고 주말엔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떨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6. 급여
첫 월급을 받았는데 밝히기 어려운 정도로 박봉이었어요.ㅜ.ㅜ 거기에 어머니 몫~떼고 ㅋ 친구들 만나면 주로 제가 사는 편이라 그것 제외하고.... 생일은 또 자주 찾아와서 그런 것 제외하고 군것질 좋아해서 빵, 과자 사고 나면 정말 얼마 안 남더구요..ㅜ.ㅜ;; 첫 월급으로 뭘할까...하다가 할아버지, 할머니 모시고 일본 여행을 다녀왔어요. 일본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치밀한 제반 사회시스템들을 보고 좀 더 큰 포부를 품고 돌아올 수 있었던 여행이었어요.^.^!
7. 인간관계
답답할 때 편히 얘기할 수 있는 건 동기랍니다. 사회복지과 근무 시절에 다행히도 제 동기가 있어서 같이 밥도 먹으면서 사무실 얘기도 편히 할 수 있어서 친해졌던 것 같아요. 결재 받을 때마다 저 사실 빠꾸(?)를 많이 맞는데 그래도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빨리 인정하시고 상사말이 맞다는 신호를 보내주세요. (그때마다 저도 계장님에게 속으로 뭐라 뭐라 하긴 해요...ㅋ) 이게 순간엔 힘들어도 이미지를 좋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될 거에요. 제가 잘 못하는 것 중 하나인데, 윗사람들에게 가끔 차 타드리는 센스 같은 것도 발휘하신다면 금상첨화겠죠~ 사내결혼도 많이 하는 편이고요 ^^ 근데 이건 제가 볼 땐 정들어서 하는 것 같아요 ㅋ 너무 금방 덜컥 결혼하진 마세요~~푸하하^^
8. 제가 생각하는 공무원의 장점
지방에서 안정감있게 루틴한 일상도 즐기실 줄 아는 분들에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우리 사무실에 있는 제 바로 윗상사는 초근의 최고치를 초과하시는 분이세요. 이곳에 뼈를 묻으실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계장님 역시 사무실에서 저녁식사까지 해결하시고 가신답니다.. ㅋㅋ 그리고 제가 나름 존경하는 제 상사는 업무후에 사이버 강의를 수강하고 법률 공부를 합니다. 법을 알면 업무하는 데 좋은 것 같더다고 말씀하세요~ (아님 나중에 사법시험 칠려 그러나???ㅋ)
또 초과근무시간을 이용해서 수당도 받고 자기 공부를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눈치가 보여 책을 펴기가 어렵지만 조금씩 적응되면 ~ 저는 출장 나가는 걸 좋앙해요. 출장비도 나오고 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으면 답답해지거든요. 출장비 받는 것도 아마 장점이겠죠??^^ 참고로 공무원은 오래 일할수록 편한다고 주위에서 하는 말을 몇 번 들었어요.
9. 제가 생각하는 공무원의 단점
전문성을 찾고 싶어 하는 사람에겐 재미없는 직업이 아닐까 하네요.. 또 굉장히 동적인 분이라면 공무원이 안 맞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보고할 게 많고, 보여주기 식이 많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은 윗분들에게 보고한다고 색인표(띠지)를 만드는 일이 있었어요. 보기좋게 간격을 맞춰 붙이려면 시간이 꽤 오래 걸려요. 그런 걸 하면서도 “내가 지금 이걸 왜 하나..”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윗사람이 그냥 파일 찾아서 보면 되는데 그것 좀 편하게 해주겠다고... 보는 시각의 차이지만 저는 착한 부하직원은 못 되나봐요..ㅠ 암튼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게 있으면 나쁜 것도 있으니까요! 사람의 취향은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생활패턴을 빨리 찾는 게 좋겠죠? 저도 아직은 찾고 있어요..^.^;;
10. 업무관련해서 팁
출근은 되도록 일찍 하셔서 초근을 한 시간하시고 야근을 줄이세요. 집에 와서 자신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필요한 책도 읽어보고, 영화도 보고.... 어떻게 보면 루틴한 직업 때문에 뻣뻣해져 있는 이성과 감성을 좀 더 깨울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또 제가 해보지는 못했지만 신규 때부터 자신이 했던 업무를 일기처럼 남기는 것도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참 선배님이 말씀하셨어요. 저는 게을러서 실천을 못하고 있지만 그게 쌓이면 큰 재산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어이없는 민원인들도 많이 있고 이상한 공무원들도 있습니다. 어이없는 민원인들에게는 죄송하다고 하는 게 일처리에 효율성이 생기니 되도록이면 져주세요. 가끔 공무원도 성격이 모난 분들이 계시니 아무데서나 남 얘기하시면 안되는 것 같구요..
요기까지가 제 글이예요 ㅋ 도움이 되셨나요?^^ 잘 쓰려고 했는데... 글 재주가 별로 없어서요... (제가 9꿈사는 잘 안들어오니 혹여 이런저런 궁금한 점이 생기심 쪽지주삼~~~ㅋ)
마지막으로 우린 행복하려고 공부하는 거니까 공무원이 되셔서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이 글을 읽는 수험생 여러분~ 전부 합격하세용!!! 파~~이~~팅!!! (내 예쁜 동생 민경이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