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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배우는 선행정학 강의 |
수강강좌(교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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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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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3.12.31 |
조회수 |
1,500 |
인생을 배우는 선행정학 강의
가지 않는 길과 행정학
선행정학 수업을 듣는 내내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이라는 시가 생각났습니다.
제가 치른 수능에도 출제되었던 시였는데, 어느새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 흘러 다시금 길 위에 선 상황에서 떠올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 졸업 후 몇 년간의 사회 생활 끝에 공무원 수험 준비를 하게 되었는데, 이 길은 남들이 말하는 '덤불이 꺾여 내려간 길'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서툴게나마 수험 정보를 모으는 과정에서 재차 들어온 '선행정학이 대세'라는 말만 굳게 믿고 선택한데는, 많은 이의 선택을 받은 것은 대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믿어서 입니다.
하지만 어문학을 전공한 저에게는 행정학 자체가 낯설기 짝이 없어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입니다. 일부 수능과목도 선택과목이 된 마당에, 기어코 행정학을 고른 것은 풀이 우거진 고된 길은 아닐까.
하지만 공무원이라면 기본적으로 행정학을 꼭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선행정학 강의를 듣기 시작하자마자 그 선택만큼은 옳았습니다.
핵심과 강약이 있는 강의
행정학의 기본 학설 등 이론 위주의 수업이 쉽지는 않았지만 먼저 큰 틀과 굵직한 개념들을 잡아주시고, 하나씩 풀어 설명해 나가며 점차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도록 해주시는 교수님의 강의는 정말 알찼습니다.
무엇보다도 한달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 안에 방대한 행정학을 전반적으로 다루되, A/B/C/D 순으로 중요하고 꼭 필요한 것 위주로 명쾌하게 전달하는 '핵심과 강약이 있는 강의'에 감탄했습니다.
특히 감명 깊었던 두 가지는 아낌없이 퍼주시는 모습과 강의 중간 중간 짧게 전해주시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제가 실강은 처음이라 비교는 잘 안되지만 정말 교수님께서는 수험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아낌없이 퍼주시는 것 같습니다. 9급 강의지만 7급 수험생까지 함께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찌 그리 수험생의 마음을 잘 헤아리시는지~ 대차게 세운 수험 의지도 삼일 아니, 3시간이면 무너지기 쉬운 수험생들을 다독이듯 들려주신 이야기들이 참 재밌었습니다.
읽어두면 좋은 책의 소개부터, 철도 민영화 - (언론과 sns에서 수서발ktx 매각이 민영화가 아니네, 기네 갑론을박이 벌어질 때 선생님께서 정리해주신 내용을 떠올리며 좀더 관심있게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 등등 현 시사들과 관련된 여러 행정학적인 쟁점들, 공직에 임할 경우 가져야 할 태도와 여러 팁들까지, 하나 하나 놓칠 수 없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로 험난한 망망대해와 같은 행정학을 한 달 가까이 들어가니, 신기하게도 처음에 했던 막연한 두려움은 사라졌습니다. 그저 강의를 듣고, 따라서 별표친 것 다시 보고, 쿼터 모의고사를 보았을 뿐인데요. 여전히 모자라지만, 꾸준히 더 열심히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을 배우는 선행정학 강의
선행정학을 듣고 얻은 여러 장점 중 가장 큰 수확은 행정학이 우리 사회와 인생을 설계하는 가장 중요한 근간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수험과목을 떠나서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정책들, 그것을 집행하는 정부의 역할과 기능 등 사회인이라면 행정학을 접해 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여담으로 지금 심리학이나 경제학이 쉬운 언어로 대중에게 다가서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만큼, 행정학도 보다 대중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제게 행정학은 진로 선택의 동기를 부여해주고, 의지를 다지게 하며 그 선택을 의심하지 않게 하는 아름다운 길이 되었습니다.
선행정학이 (수험생은 당연하고) 미래엔 많은 사람들에게도 소개되어 자취가 가득한 더 아름다운 길이 되길 소망합니다. 물론 그 길의 인도자는 선행정학 김중규 교수님일 것이구요. 어쩌면 더 바빠지실 것 같은 교수님의 강의를 놓치지 않으려면, 미래의 수험생들은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꺼낸 김에 프로스트의 시도 같이 감상하고자 옮겨봅니다.
가지 않는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피천득 옮김